브루어리 방문기: Plzeňský Prazdroj
*이 글은 2015년 9월경 플젠 브루어리를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작성한 글입니다. 꽤 시간이 지난 후라 현재와 다른 정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잼입니다.
서른이 가깝도록 아직 한국을 벗어난 적 없는 나, 해외여행이란 걸 해보기로 했다. 그땐(지금도;) 한창 맥주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내 여행의 테마는 맥주였다. 목적지는 체코와 독일, 체코라면 필스너 우르켈의 나라 아닌가. 사츠(Saaz) 홉의 쓴맛이 일품인 필스너 중의 필스너. 체코에 가면 꼭 플젠 양조장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아, 가기 전에 양조장 투어 예약을 알아봤다. 따로 예약했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영어를 제공하는 투어 시간을 미리 양조장 투어 웹사이트에서 확인하고 가자. 투어비용은 200 코루나, 약 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프라하 흘라브니 나드리치. 흘라브니 나드리치는 중앙역정도로 풀이될 수 있다.
플젠 양조장은 체코 프라하의 서쪽 도시 플젠에 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약 1~2시간 정도(기억이 안남)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역(Plzen hlavni nadrazi)에서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걸린다고 구글맵에서 나온다. 내 기억엔 역에서 양조장까지 가는 중간에 육교가 있었는데 육교로 진입하는 길이 건물의 복도(?)와 연결되어있어서 헷갈렸다.
중간에 육교를 지나야 한다.
어서 와, 플젠은 처음이지?
사람들 뒤로 역이 보인다. 역에서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서 육교를 지나면…
저 멀리 양조장 입구가 보인다.
가까이서 보면 더 멋지다. 문 위에 적혀있는 로마자는 아래 있는 연도와 의미가 같다.
브루어리의 아치 게이트는 1892년이 지었다. 1842 - 1892의 의미는 첫 필스너 배치가 생산된 1842년 10월 5일 이후 50주년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양조장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공터(?)가 나왔다. 위 사진의 왼편을 보면 무대 같은 시설이 보이는데, 저건 아마 매년 열리는 필스너 페스트를 위한 공간 같았다. 그리고 중앙의 붉은 글씨가 쓰인 건물이 투어가 시작되는 건물인 visiter center이다.
visitor center로 걸어가던 도중 맥주를 싣고가는 마차를 봤다. 예전에는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노새가 끄는 마차를 이용해서 지역 펍에 조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가까운 곳은 노새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철도가 나오는데, 예전에 필스너를 먼 지역까지 조달하기 위해서 기차를 이용했다고 한다. 철도가 양조장 안까지 들어오는 게 인상 깊었다.
센터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를 맞아준 맥주병들.
센터 내부 전경. 앞쪽 벽에 맥주 제조과정을 압축해서 밀랍인형 같은 것들로 표현했다.
드디어 투어 시작. 앞에 서 있는 분이 가이드이다. 투어는 앞쪽 계단으로 올라가 양조장의 역사에 대한 소개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곤 바로 센터를 나와서 투어버스를 타러 나간다.
크고 아름다운(…) 투어버스
버스를 타고 양조시설이 있는 공장 내부로 이동했다. 투어는 실제 맥주가 생산 중인 라인과 양조시설, 지하저장고로 나뉜다. 먼저 생산라인을 보자.
생산라인을 보기 전에(…) 가이드께서 필스너 우르켈 양조과정에 관해서 설명해주셨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특이사항으로 맥아를 끓이는데 3번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물을 3번에 나눠서 넣는지 맥아를 나눠 넣는 것지는 기억이 안 난다-_-; 사진에서 보이는 초록색 심벌이 홉, 빨간색 심벌이 효모를 나타낸다.
대망의 생산시설. 플젠 양조장은 필스너 우르켈뿐만이 아니라 감브리누스, 코젤, 라데가스트 맥주도 위탁 생산한다. 감브리누스와 코젤은 현지에 있을 때 자주 마셨던 맥주인데 요즘은 한국에서도 코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이유가 플젠 양조장에서 대량생산되기 때문… 이 아닐까 생각된다.
총 4개 라인이 있고 첫 라인은 캔, 가운데 두 라인은 보틀, 마지막 1라인은 페트보틀을 생산한다. 라인별 타입별 생산량은 시간당 3만7천 캔 / 12만 보틀 / 1만8천 페트보틀이다. 어마무시한 생산량이다. 생산라인을 지나면 양조공정 투어가 이어진다.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다. 오로지 투어를 위한 목업시설
그리고 실제 양조 중인 시설이 나온다. 맥아를 끓이는 시설이라 굉장히 더웠다. 중간에 맥아와 홉, 효모를 체험하는 시설이 있었는데 사진이 없다; 맥아와 홉은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을 수 있었고, 효모는 현미경 같은 도구로 확대해서 볼 수 있게 제공했다.
저장고로 들어가기 전에 역대 브루마스터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벽을 지났다. 오른쪽의 인물이 2013년부터 브루마스터를 맡은 사람이다.
저장고로 들어가는 입구
저장고 내부, 여기서부터 온도가 확 낮아진다. 긴팔옷을 입어도 춥다.
내부는 축축하고 매우 서늘하다.
저장고의 내부지도. 우리는 지도의 아래에 있었는데, 가이드는 현재 위치를 아프리카, 위쪽은 시베리아(…)로 표현했다.
저장고에선 필스너우르켈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맥주 장인께서 한 컵 한 컵 따라주신다.
저장고 안에서 마시는 맥주는 일반적인 필스너 우르켈에 비해서 약간 탁하다. 숙성 중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ratebeer 100점을 받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맛이었다…ㅋ
투어를 마치고 레스토랑에서 체코 음식과 함께 필스너우르켈을 마시고 나왔다. 6개월도 넘게 지난 시점에서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자니 아쉬움만 남는다. 플젠은 프라하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으니 체코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은 플젠도 가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제가 다시 가고 싶어서 이러는게 맞습니다….ㅋ
다음엔 필스너 페스트 때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