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어리 방문기: Plzeňský Prazdroj

브루어리 방문기: Plzeňský Prazdroj

Jun 08, 2016    

*이 글은 2015년 9월경 플젠 브루어리를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작성한 글입니다. 꽤 시간이 지난 후라 현재와 다른 정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잼입니다.

서른이 가깝도록 아직 한국을 벗어난 적 없는 나, 해외여행이란 걸 해보기로 했다. 그땐(지금도;) 한창 맥주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내 여행의 테마는 맥주였다. 목적지는 체코와 독일, 체코라면 필스너 우르켈의 나라 아닌가. 사츠(Saaz) 홉의 쓴맛이 일품인 필스너 중의 필스너. 체코에 가면 꼭 플젠 양조장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아, 가기 전에 양조장 투어 예약을 알아봤다. 따로 예약했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영어를 제공하는 투어 시간을 미리 양조장 투어 웹사이트에서 확인하고 가자. 투어비용은 200 코루나, 약 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 프라하 흘라브니 나드리치. 흘라브니 나드리치는 중앙역정도로 풀이될 수 있다.

플젠 양조장은 체코 프라하의 서쪽 도시 플젠에 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약 1~2시간 정도(기억이 안남)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역(Plzen hlavni nadrazi)에서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걸린다고 구글맵에서 나온다. 내 기억엔 역에서 양조장까지 가는 중간에 육교가 있었는데 육교로 진입하는 길이 건물의 복도(?)와 연결되어있어서 헷갈렸다.

. 중간에 육교를 지나야 한다.

. 어서 와, 플젠은 처음이지?

. 사람들 뒤로 역이 보인다. 역에서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서 육교를 지나면…

. 저 멀리 양조장 입구가 보인다.

. 가까이서 보면 더 멋지다. 문 위에 적혀있는 로마자는 아래 있는 연도와 의미가 같다.

브루어리의 아치 게이트는 1892년이 지었다. 1842 - 1892의 의미는 첫 필스너 배치가 생산된 1842년 10월 5일 이후 50주년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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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공터(?)가 나왔다. 위 사진의 왼편을 보면 무대 같은 시설이 보이는데, 저건 아마 매년 열리는 필스너 페스트를 위한 공간 같았다. 그리고 중앙의 붉은 글씨가 쓰인 건물이 투어가 시작되는 건물인 visiter cente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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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center로 걸어가던 도중 맥주를 싣고가는 마차를 봤다. 예전에는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노새가 끄는 마차를 이용해서 지역 펍에 조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가까운 곳은 노새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철도가 나오는데, 예전에 필스너를 먼 지역까지 조달하기 위해서 기차를 이용했다고 한다. 철도가 양조장 안까지 들어오는 게 인상 깊었다.

. 센터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를 맞아준 맥주병들.

. 센터 내부 전경. 앞쪽 벽에 맥주 제조과정을 압축해서 밀랍인형 같은 것들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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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투어 시작. 앞에 서 있는 분이 가이드이다. 투어는 앞쪽 계단으로 올라가 양조장의 역사에 대한 소개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곤 바로 센터를 나와서 투어버스를 타러 나간다.

. 크고 아름다운(…) 투어버스

버스를 타고 양조시설이 있는 공장 내부로 이동했다. 투어는 실제 맥주가 생산 중인 라인과 양조시설, 지하저장고로 나뉜다. 먼저 생산라인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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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라인을 보기 전에(…) 가이드께서 필스너 우르켈 양조과정에 관해서 설명해주셨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특이사항으로 맥아를 끓이는데 3번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물을 3번에 나눠서 넣는지 맥아를 나눠 넣는 것지는 기억이 안 난다-_-; 사진에서 보이는 초록색 심벌이 홉, 빨간색 심벌이 효모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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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생산시설. 플젠 양조장은 필스너 우르켈뿐만이 아니라 감브리누스, 코젤, 라데가스트 맥주도 위탁 생산한다. 감브리누스와 코젤은 현지에 있을 때 자주 마셨던 맥주인데 요즘은 한국에서도 코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이유가 플젠 양조장에서 대량생산되기 때문… 이 아닐까 생각된다.

총 4개 라인이 있고 첫 라인은 캔, 가운데 두 라인은 보틀, 마지막 1라인은 페트보틀을 생산한다. 라인별 타입별 생산량은 시간당 3만7천 캔 / 12만 보틀 / 1만8천 페트보틀이다. 어마무시한 생산량이다. 생산라인을 지나면 양조공정 투어가 이어진다.

. .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다. 오로지 투어를 위한 목업시설

. 그리고 실제 양조 중인 시설이 나온다. 맥아를 끓이는 시설이라 굉장히 더웠다. 중간에 맥아와 홉, 효모를 체험하는 시설이 있었는데 사진이 없다; 맥아와 홉은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을 수 있었고, 효모는 현미경 같은 도구로 확대해서 볼 수 있게 제공했다.

. 저장고로 들어가기 전에 역대 브루마스터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벽을 지났다. 오른쪽의 인물이 2013년부터 브루마스터를 맡은 사람이다.

. 저장고로 들어가는 입구

. 저장고 내부, 여기서부터 온도가 확 낮아진다. 긴팔옷을 입어도 춥다.

. 내부는 축축하고 매우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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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고의 내부지도. 우리는 지도의 아래에 있었는데, 가이드는 현재 위치를 아프리카, 위쪽은 시베리아(…)로 표현했다.

. . 저장고에선 필스너우르켈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맥주 장인께서 한 컵 한 컵 따라주신다.

저장고 안에서 마시는 맥주는 일반적인 필스너 우르켈에 비해서 약간 탁하다. 숙성 중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ratebeer 100점을 받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맛이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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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를 마치고 레스토랑에서 체코 음식과 함께 필스너우르켈을 마시고 나왔다. 6개월도 넘게 지난 시점에서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자니 아쉬움만 남는다. 플젠은 프라하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으니 체코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은 플젠도 가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제가 다시 가고 싶어서 이러는게 맞습니다….ㅋ

다음엔 필스너 페스트 때 가볼까….